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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 연예인 인터뷰텔링

[인터뷰텔링] 2023 WBC 이강철 감독 (5), 기아 타이거즈로...마침내 다시 일어서다

by 드림비 2023. 3. 13.

이강철 감독
이강철 감독, WBC 한국 대표팀 감독

 

멀고 길었던 재기의 순간

그러나 기아로 온 뒤에도 재기의 순간은 쉽게 이강철을 찾아오지 않았다. 뭔가를 보여주려고 할수록 잘 되지 않았다. 그런 이강철의 모습을 보기가 안타까왔던지 어느 날 김성한 감독이 이강철을 불렀다. 

"강철아, 너 사실 여기 선수보다는 팀 융화하는 역할 차원에서 데려온 거다. 너무 잘 하려고 신경 쓰지 마라."

강철을 위로하기 위한 마음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이강철은 그 말에 더욱 충격을 받고 말았다. 끝이 아니라고, 끝이 아니라고 그렇게 힘들게 견뎌왔건만 이젠 정말 끝인 건가 싶기도 했다. 야구선수가 실력이 아니라 팀의 융화를 위한 역할로만 존재한다니 비참하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재기의 몸부림을 해보고 싶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 가능할 것도 같았으니까....

 

마침내 다시 일어서다

2002년 스프링캠프. 이강철은 열심히 했다. 거의 평생, 매 순간을 열심히 해 왔지만 그 열심히보다 더 열심히 몸을 만들어 나갔다. 

"사실, '열심히'라는 단어만으로는 그게 어느 정돈지 잘 가늠이 안되죠. 정말 마지막 훈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죠."

사실 몸을 위해 하는 운동과 운동을 위해 하는 운동은 틀리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이라면 적정선에서 쉴 수도 있고 그만둘 수도 있지만 운동을 위해 하는 운동은 그 적정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동계훈련은 유난히 길고 힘들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 동계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야구를 관두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 동계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야구를 관두는 이들도 많다고 하니 힘듦의 강도를 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강철은 그 힘든 동계훈련을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긴장감과 함께 버텨내고 있었다.

"동계훈련을 대충 넘어가느냐, 힘들게 넘어가느냐에 1년 농사, 즉 한해 성적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몸이 젊고 건강하다면 모르겠지만 부상도 당했고, 나이도 많이 먹었기 때문에 훈련을 쉴 수가 없었어요.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나중에 4월이 돼서 그때 좀만 더 할걸 하고 아쉬운 생각을 갖지 않기 위해서라도 원 없이 아쉬움 없이 운동하려고 노력했어요."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긴장하고 훈련을 거듭하다 보니 처음엔 '같이 좀 쉬시죠' 하던 이들도 점차 무서워서라도 이강철을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 그만큼 비장감을 갖고 운동한 것이었다. FA 계약도 마지막 해였기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이강철은 그 힘든 동계훈련 기간 내내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긴장감과 함께 버텨내고 있었다. 그만큼 비장한 각오였다. 

"근데 최상덕 선수가 어느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형, 저도 수술하고 3년째 되니까 재기가 되던데요? 4년째부터 몸이 완벽해지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나선 좀 더 희망이 생겼어요. 저도 2002년이 수술한 지 딱 4년 차가 되는 해였거든요."

그리고 2002년 첫 게임. 시즌이 시작된 후 첫 등판은 SK전이었다. 선발투수가 나가서 3점을 주고 노아웃 만루 상황을 만들어 놨다. 그때 이강철이 등판해서 세 명을 삼진아웃으로 잡았다. 점수를 내주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하게 되었던 것이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재기에의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다른 누구보다 이강철 본인이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손끝에서 나가는 볼에 충분한 힘이 실려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이강철이 재기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인생이란 게임의 승부수

이강철은 누구나 인정하는 노력파 선수이다. 언론에서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 '강철 근성', '악바리 근성', '철저한 자기 관리' 등만 봐도 알 수 있다. 비단 언론뿐만 아니다.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에 대해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프로야구 선수 이강철을 대부분 이렇게 평한다. 

"참, 기복없이 꾸준한 선수다."

"큰 굴곡없이 평탄하게 선수 생활을 해 왔다."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믿음직스러운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매일매일 승부가 갈라지는, 승자와 패자가 나누어지는 그 피 말리는 경쟁의 현장, 또한 자고 나면 스타가 뜨고 또 자고 나면 스타가 사라지는 그 프로의 세계에서 이강철이 얼마나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해 왔는지 알 수 있는 평들이다. 또한 백조가 수면 위의 우아한 몸짓을 유지하기 위해 물밑에서 수없이 많은 자맥질을 하듯 그의 그런 '기복 없는 꾸준한 실력'을 위해 그가 흘렸을 수많은 땀과 눈물을 알게끔 해주는 말들이다. 

 

그러나 그런 이강철이 있기까지 그만의 비밀이 있었다. 바로 이미지 트레이닝. 지금까지 어려운 순간마다 그러했듯 또 한번 눈을 감고 자신의 꿈을 꾼다. 딱 한 번만 더 우승을 하고 싶다고... 그리고 그 우승의 현장에 우뚝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또한, 이강철, 그는 믿고 있다. 자신이 이렇게 꿈을 꾸고 있는 한 그의 꿈은 꼭 이루어 질 것이라는 걸... 때문에 플러스 삶을 향한 이미지 트레이닝은 그를 더욱 더 강하게 담금질해 줄 것이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 

 

[다음 편은 기업인 이정배 사장(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편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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