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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 연예인 인터뷰텔링

[인터뷰텔링] 배우 박중훈 (4), 헐리우드 도전, 한류의 길을 만들다

by 드림비 2023. 3. 5.

 

 

안성기 박중훈 주연 투캅스
안성기 박중훈 주연 투캅스


[3편에서 계속]

배우 박중훈

할리우드로의 진출은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야만 직성이 풀렸던
박중훈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미래의 K-컬처를 향한 새로운 도전

이렇게 자리에 앉아 찾아오는 기회를 기다리기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섰던 그에게 다시 한번 꿈을 좇을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의 감칠맛 나는 형사 연기는 할리우드의 거장 조나단 드미 감독의 눈에 띄었고, 드디어 그는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스타라 할지라도 할리우드에서는 아무도 몰라주는 신인배우로서 연기해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유색인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도 상상외로 컸다. 그러나 바로 그런 점이 박중훈에게는 너무나 행복했다. 자신이 아직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마치 충무로 영화사에서 단무지 심부름을 하면서 느꼈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할리우드로의 진출은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야만 직성이 풀렸던 박중훈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찰리의 진실>은 비록 흥행은 저조했지만 박중훈으로 인해 우리나라 배우의 헐리우드 진출의 길이 트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은 영화였다. 박중훈은 이렇게 탈출하는 것보다 탈출 자체를 꿈꾸는 빠삐용이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그리고 빛나는 달이고 싶은 배우

"야구를 할 때 홈런을 친게 단순히 운이라고는 할 수 없잖아요. 일단 그만큼 타격을 줄 수 있는 힘이 있었다는 거죠. 기본기가 갖춰져 있는 타자였기에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게 아니겠어요?"

박중훈은 모든 일이 그렇듯이 배우가 되려면 운도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운이란 것은 기본기가 갖추어진 사람, 즉 그 운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박중훈은 배우라는 직업을 꽃 비즈니스와 비슷하다고 얘기했다. 아름다운 꽃 한 다발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있는 힘겨운 노력이 수반되어 있다는 것이다. 화려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때로 더러운 뿌리도 만져야 하고 거름도 줘야 하며 썩은 부분을 갈아내야 하는... 

 

그러나 박중훈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환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우란 바람이 난 사람이 바람난 가슴을 뚝심으로 밀고 나갈 대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였다. 물론 달이라는 암석처럼 연예계의 허와 실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자세만 갖추고 있다면 자신의 소질과 자신의 매력의 크기만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빛나는 달이고만 싶다. 비록 그 뒤에 감춰진 고통과 역경이 있을지라도. 

"달에 가까이 가면 암석이지만 지구에서 보면 빛이 나죠. 그처럼 배우가 되고 싶은 사람이 연예계에 환상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저는 차라리 환상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 세계는 환상이 없으면 하기 힘든 곳이니까요."


박중훈&#44; 최진실 조정석 신민아 나의사랑 나의신부 리메이크
박중훈과 최진실 주연 그리고 조정석 신민아 주연, 나의사랑 나의 신부(이미지 출처: 퍼니의 로맨스홀릭)

 

박중훈, 최진실의 <나의사랑 나의 신부>가 조정석, 신민아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처럼 리메이크되는 삶

"박중훈, 임마. 너 이러려면 술 처먹지 마!"

이불속에서 한참을 꿈지럭거리던 박중훈이 자신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른 새벽, 옆에서 자고 있던 아내가 깜짝 놀라 깨었다. 또 시작이었다. 아내는 이내 이불 속에 머리를 묻었다. 박중훈의 집에서 종종 벌어지는 아침 풍경이다.

"저는 때때로 제 자신을 이길 수 없을 때 이렇게 소리를 지르곤 해요. 물론, 아내가 자주 놀라기는 하지만...(웃음) 너무 피곤하고 힘들 때, 그럴 때는 저도 그냥 더 자버리고 싶고, 또 포기하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 저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거죠."

 

박중훈은 라켓볼로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오른 적이 있는 진짜 라켓볼 선수다. 그만큼 운동을 즐겨해 부득이한 경우를 빼고는 하루도 운동을 거르는 법이 없다고 했다. 운동을 하면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동시에 자신감과 좋은 에너지를 재충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배우이기 때문에 체력과 체형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했다. 하지만 그라고 해서 힘들 때가 왜 없으랴. 스스로에게 항상 자극을 주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지켜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왜냐하면 스스로 타협하고 적당히 얼버무리면 그만이니까.

"어느 때 조깅을 하다가도 목표한 지점을 다 가지 못하고 다리가 풀려버릴 때가 있어요. 그러면 스스로에게 타이르곤 하죠. '너 여기서 마저 뛰면 죽이는 배우가 되는 거고, 아니면 여기서 끝나는 거다'하고요. 그렇게 속으로 되뇌다 보면 그 말에 스스로 겁이 나서 안 뛸 수가 없어요. 그 순간 힘이 나는 거죠."


 

첫눈을 밟는 설렘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왔던 그였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그것을 찾아서 달려왔었다. 항상 웃기만 하는 그였지만 어느 때는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은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느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의아해할 정도였다.

"내가 나를 이겼을 때 얻는 행복이 얼마나 큰데요. 그건 아마도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한 느낄 수 없을 거예요."

그렇게 그의 삶은 항상 자신에게 숙제를 주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서...

"눈이 오면 산과 산 사이에 있는 낭떠러지에도 하얗게 눈이 쌓이잖아요. 겉으로만 보면 그냥 하얀 들판이니까 그게 낭떠러지인지 아니면 그냥 평평한 들판인지 알 수 없죠. 사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는다는 건 그렇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난 위험하더라도 그런 첫눈을 먼저 밟고 싶어요. 누군가 밟고 지나간 후에는 안전하지만 설렘은 사라지는 거니까요. 첫눈을 밟아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첫눈을 밟는 설렘이 좋은 거죠."

 

그의 말대로 아무도 밟지 않았던 눈 내린 하얀 들판을 걸어왔던 박중훈. 그는 다시 아무 발자국도 없는 눈내린 들판을 그렇게 걸어가고 있었다. 끝

 

다음 편에는 산악인 오은선 편을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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